최근 무한도전 ‘토토가’ 방송 이후 다시 복고의 바람이 음악시장과 방송가에 불고 있다. 이러한 복고의 바람이 지속될 것인지 아니면 한때 유행으로 지나갈 것인지에 대한 의견 역시 분분한데, 오늘은 ‘토토가’와 관련한 음원 매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토토가’가 음악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고, 얼마나 더 계속될 것인지에 대한 얘기를 해보도록 하자.
위 그래프는 ‘토토가’ 관련 음원의 매출 점유율(100위권 기준) 추이를 나타낸 것인데, 1월 2주차에 ‘토토가’ 관련 음원 매출 점유율이 최고점인 30%를 기록하고 4주차에 9%까지 내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월 전체 ‘토토가’ 관련 음원 매출 점유율은 100위권을 기준으로 15%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보통 월평균 OST 시장 점유율이 100위권을 기준으로 약 12%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토토가’ 관련 음원의 15% 매출 점유율은 월평균 OST 시장 점유율을 살짝 웃도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번 무한도전 ‘토토가’를 통해 다시 대중의 사랑을 받은 왕년의 히트곡들만을 모아 순위를 살펴보면(1월 2주차기준)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이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고, 엄정화의 ‘포이즌’과 지누션의 ‘전화번호’, ‘말해줘’의 순으로 음원 소비량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토토가’를 통해 재조명된 곡들을 가수별로 다시 정리해보면(1월 2주차, 100위권 기준), 터보와 김건모의 곡이 각각 4곡으로 타 가수에 비해 인기를 얻은 곡이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터보의 곡으로는 ‘나어릴적 꿈’, ‘Love IS’, ‘White Love’, ‘Twist King’이, 김건모는 ‘잘못된 만남’,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 ‘사랑이 떠나가네’, ‘핑계’가 다시 주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 달 간 ‘토토가’를 언급한 SNS(트위터) 버즈량을 살펴보면 무한도전 ‘토토가’ 마지막 회가 방영된 1월 3일에 가장 높은 버즈량을 기록하고, 이후 언급 횟수가 감소해 최근 2월3일 이후에는 하루 100여 건의 ‘토토가’ 관련 언급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토토가’ 출연 가수들에 대한 언급 역시 1월 중순 이후 대체로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위 그래프는 포털에 검색되는 ‘토토가’ 관련 뉴스 기사의 양을 작년 ‘토토가’ 방송 직전부터 2015년 1월 말까지 주간 별로 측정한 것인데, ‘토토가’ 관련 SNS 버즈량 추이와 음원 매출 점유율 추이와는 반대로 유독 언론에서만 계속해서 ‘토토가’ 관련 기사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토토가 마지막 회 방송 이후 9,050건으로 기사량이 폭증한 후 1월 말까지 매주 1~2천 건의 관련 기사가 더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지금까지 리뷰한 데이터를 종합해 보면 이번 무한도전 ‘토토가’가 음원 시장에 끼친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고 할 수 있겠다. 작년 2월 영화 ‘겨울왕국’과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OST가 동시에 히트하면서 그야말로 OST 열풍 불었을 때 OST 시장점유율이 31%(100위권)였던 점을 감안하면, ‘토토가’ 음원은 이에 절반 수준으로 적어도 음악시장 내에서는 열풍이 불었다고 보기는 어려 울 듯하다.
또한, 최근 50위권에 재진입 한 ‘토토가’ 음원의 50위권 수명 역시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을 제외하고 평균 2.2주였던것으로 나타나, 역시 열풍이라기보다는 방송의 영향에 의한 일시적인 음악 소비 증가 정도로 보는 것이 오히려 객관적일 듯하다.
어찌 보면 지금의 ‘토토가’ 열풍은 미디어 상에서 만들어 낸 열풍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지난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 때에도 비슷한 경험을 했지만 복고의 바람이 지속되지는 않았다.
‘건축학 개론’, ‘응답하라 시리즈’, ‘토토가’ 등 9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콘텐츠 들은 마치 길에서 우연히 만난 고등학교 동창생과 같다. 오랜만에 옛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떨고 과거의 추억에 잠겨 낡은 사진첩을 꺼내 보긴 하지만, 다음 날이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듯, 추억은 추억일 뿐이다.
필자 역시 90년대 대중문화를 향유한 X세대로 우리 가요계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90년대 음악이 다시 현 음악시장에 자리를 잡았으면 하는 마음 굴뚝같다. 그러나 가수가 음원만으로도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었던 90년대와 지금의 음악시장은 무척 다르게 변해있다. 이 때문에 과거 음악시장의 환경에 익숙해져 있는 90년대 스타들이 컴백해 다시 성공을 거둔다는 것은 좀처럼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물론 과거의 스타들이 컴백해 90년대 문화를 이끌어 가는 것도 좋겠지만 그것이 쉽지 않다면, 요즘 가수들이 90년대 음악을 하나의 장르로 승화시켜 그 명맥을 이어가는 것도 또 다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90년대풍의 음악과 당대에 유행했던 청순 콘셉트를 유지하고 있는 에이핑크는 작년 소녀시대, 2NE1 다음으로 걸그룹 음원, 음반 매출 순위 3위를 차지하며 비약적으로 인기가 상승한 걸그룹이다.
에이핑크의 성공 사례를 보면 어쩌면 대중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한도전 ‘토토가’가 보여준 일회성의 90년대 노래와 그때의 가수가 아닌, 90년대 풍의 새로운 노래와 새 얼굴일지도 모르겠다. 또한, 에이핑크의 사례는 분명 우리 음악시장에 90년대 음악이 자리 잡을 수 있는 수요가 충분히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토토가’로 다시 시작된 음악계의 복고바람이 우리 음악시장에 자리 잡기 위해서는 과거의 추억을 회상하는데 그치지 말고, 현 세대와의 접목을 통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이 동반 될 때 비로소 지금의 10대와 20대 모두를 아우르는, 전세대가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가 만들어 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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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진우>
<글쓴이 약력>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Cultural Management & Policy
Indiana State University, Music Business
Email: littlegiant911@gmail.com
